제일모직은 패션업체에서 이제는 화학업체로 확실히 탈바꿈했다. 사업부문은 △전자재료부문 △케미칼부문 △패션부문 △직물부문 등 4개지만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매출비중은 케미칼부문이 48%로 가장 높다. 이어 패션(39%) 직물(9%) 전자재료(4%) 등이 차지하고 있다. 케미칼부문은 각종 전기·전자부품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인 ABS와 PS(폴리스티렌),인조대리석 등이 주력제품이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부터 바닥에서 탈출한 실적이 올해에는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천8백19억원의 매출과 4.8% 감소한 4백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회사측은 지난 1월 공시했다. 김완규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지만 케미칼부문의 실적호전이 돋보이는 가운데 전자재료 부문도 고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유영국 세종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올해 추정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보다 각각 10.8%와 98.7% 증가한 2조3천1백20억원과 2천6백6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올해엔 큰 폭의 이익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미칼 부문의 ABS의 경우 작년 전방산업인 IT(정보기술) 경기회복에 따른 가격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이 회사의 주가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도 있다. 우선 패션 부문은 내수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최근 소비심리 지표들이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올 2분기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게 되면 이는 오히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ABS PS 등 케미칼 사업부문 원재료(SM) 가격이 지난 1월 t당 8백70달러까지 상승했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원재료 가격폭등 시기와 비슷한 가격대다. 제일모직은 SM을 모두 외부에서 구입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케미칼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2년 22%가 넘었던 케미칼 부문의 매출이익률이 급등한 원재료가 투입됐던 작년 2분기 15%대로 악화된 경험도 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낮게는 1만8천원대부터 높게는 2만3천∼2만4천원까지 분포돼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