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창출력은 글로벌 수준,주가는 신흥시장 하위권.'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국내 간판기업의 현 주소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수익창출력은 해외 경쟁업체를 웃돌 정도로 향상됐지만 주가는 아직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일투신운용은 10일 국내 업종대표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이 ROE는 글로벌기업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주주 자본의 효율적 운영을 가늠하는 척도이며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2004년예상실적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ROE는 26.0%로 인텔(18%)을 웃돌지만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ER는 10.9배로 인텔(24.6배)보다 훨씬 낮다. SK텔레콤은 ROE가 27.6%로 NTT도코모(17.8%)를 앞지르고 있지만 PER는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 신세계 LG화학 NHN 포스코 등도 수익력도 경쟁업체에 못지 않지만 주가는 낮게 거래되고 있다. 최영권 제일투신 운용본부장은 국내간판기업은 D램 플래시메모리 핸드폰 LCD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부문은 물론이고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전통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평균판매단가(ASP)는 1백52달러(2003년 기준)로 노키아 모토롤라 등보다 높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영업 1년만에 흑자를 기록한 반면 GM 등은 중국 진출 이후 10여년간 적자경영에 시달렸다. 외국인이 지난해 18조원어치의 국내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4조원이 넘는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저평가된 글로벌 기업(한국 우량기업)'의 선취매로 풀이된다. 최 본부장은 "국내 우량주의 저평가는 증시를 외면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CLSA증권은 10일 한국·대만이 오는 3월말 영국 FTSE 선진증시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만의 현 위치는 브라질 이스라엘 멕시코 남아프리카 등과 함께 선진이머징마켓(Advanced Emerging)군이다. CLSA는 2조5천억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기관투자가들이 FTSE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