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바다, 그 한가운데 떠 있는 리조트호텔…. 크루즈여행의 맛은 각별하다. 웬만한 호텔을 능가하는 수준의 선내시설에 더해, 밤낮 없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공연이며 이벤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밤샘 항해로 땅에 발을 딛고 싶다고 느낄 즈음이면 기항지 관광이 기다린다. 선뜻 꼽기 어려울 정도로 실하게 짜여진 여러 기항지 관광일정은 또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나라 저 나라를 옮겨 다니기는 하지만 짐보따리를 싸고 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식사도 만족스러운 편. 뷔페식 세끼 식사에 간식과 밤참까지 차려내 늘 배가 든든하다. 크루즈여행은 이처럼 내키는 대로 쉬고 또 즐기는 특급호텔이 밤새 통째로 이동하며, 들르는 곳마다 알짜 관광을 안내하는 셈이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여행경비가 조금 비싼 축에 속한다. 대개는 일정도 길어 생각없이 따라 나서기도 부담스럽다. 돈 많고 시간 많은 노년층을 위한 여행형태가 아니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보통의 정형화된 패키지에 식상한 30∼40대 여행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크루즈여행 붐이 일고 있다. 가족여행으로 크루즈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 하롱베이 크루즈여정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재작년 한ㆍ중 노선에 투입됐던 스타크루즈의 1만9천t급 제미나이호가 안내한다. 매주 일요일 홍콩에서 출항, 중국 하이난섬의 하이커우와 베트남 하롱베이를 둘러보고 홍콩으로 돌아온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5박6일 상품이 나와 있다. 먼저 홍콩 시내관광을 한다. 백만불짜리 홍콩야경을 즐기고, 호텔에서 잠을 잔다. 이튿날 본격적인 크루즈여행이 시작된다. 석양을 배경으로 빅토리아항을 빠져 나가, 다음날 첫 기항지인 하이난섬 하이커우에 도착한다. 하이커우는 연중 기후가 온화한 데다 경치가 아름다워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곳. 오공사, 해서묘 등의 유명 관광지와 골프라운드 등 하와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기항지관광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다음 기항지는 베트남 하롱베이. 3천여개의 섬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제1의 명소다.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3천개의 보석을 바다에 뿌렸는데, 그 보석들이 그대로 섬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그 멋진 풍광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바이차이 시내 관광, 동굴탐험, 보트 크루즈 등의 기항지관광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패키지상품은 홍콩 1박과 시내관광 포함, 복도쪽 객실 89만9천원부터. 오션뷰 객실(99만9천원) 이상 승선객은 베트남ㆍ중국비자, 하이커우ㆍ하롱베이 지정 기항지 관광이 무료. 말레이시아 랑카위와 태국 푸켓을 아우르는 코스도 있다. 스타크루즈의 슈퍼스타 버고호가 다닌다. 버고호는 총 7만6천t의 초대형 유람선. 길이는 축구장 두배가 조금 넘고 너비는 축구장 절반쯤이며 높이는 13층 건물과 맞먹는다. 승무원과 승객비율은 1대 2로 최고급 서비스를 자랑한다. 매주 일요일 싱가포르항을 나선다. 첫번째 기항지는 말레이시아 랑카위. 드넓은 바다에 펼쳐진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신화와 전설의 섬 랑카위는 열대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 랑카위 하이라이트 및 쇼핑관광, 쿠아타운 왕복 등의 기항지 관광프로그램이 있다. 각양각색의 섬들을 구경하는 아일랜드 호핑투어도 인기. 다음 기항지는 태국의 푸겟.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비치'의 배경이 되기도 한 푸켓은 아름답고 변화 무쌍한 해안선과 석회암 절벽 등 이국적인 정취를 즐길수 있는 곳. 팡아만 관광, 타이 마사지, 바다동굴 카약탐험, 정글 트래킹 등의 관광프로그램이 알차다. 3박4일(항공 불포함) 기준, 복도쪽 객실 63만7천5백원, 오션뷰 객실 78만7천5백원. 발코니 오션뷰 객실은 1백5만원. 2박3일 코스도 마련해 놓고 있다. 매주 수요일 싱가포르를 출발,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콸라룸푸르(포트클랑)를 돌아 온다. 2박3일(항공 불포함) 기준 복도쪽 객실 42만5천원, 오션뷰 객실 52만5천원, 발코니 오션뷰 객실 70만원. 카리브해 크루즈여행은 또 어떤가. 쿠바를 중심으로 미국 플로리다와 멕시코의 동부, 남미의 윗자락에 둘러싸인 카리브해는 쪽빛 물색과 수천개의 섬들이 빚어내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크루즈 여행일정에 따라 서부, 동부, 남부 등 세지역으로 나뉜다. 서부카리브는 쿠바를 중심으로 한 서쪽 지역. 마이애미에서 출발, 자마이카, 그랜드케이먼, 멕시코에 기항한다. 카리브 크루즈일정중 선호도가 제일 높다. 크루즈여행의 교과서로 꼽힐 정도로 알찬 일정을 뽐낸다. 7박 여행일정중 4번을 기항한다. 기항지는 휴양지 위주로 푹 쉬기 알맞다. 세계 최대규모인 14만t급 보이저호가 뱃길을 연다. 자마이카의 오초리오스가 서부카리브 크루즈의 단골 기항지. 레게음악의 본고장이며, 블루마운틴 커피의 원산지이기도 한 곳이다. 칸쿤과 더불어 유카탄반도를 대표하는 섬인 코주멜에도 들린다. 스쿠버다이버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손꼽을 정도의 해양생태를 자랑한다. 멕시코를 상징하는 마야유적지가 인근에 있다. 환경생태공원인 엑스카렛도 빼놓을수 없는 볼거리. 영국령 그랜드케이먼의 수도인 조지타운도 카리브해를 대표하는 관광지. 전세계 해변의 순위를 매기면 항상 5위 안에 드는 7마일 비치를 즐길수 있다. 로얄캐리비안이 영구임대한 무인도 라바디섬에서의 휴식도 빼놓을수 없다. 매주 토요일 출발하는 패키지상품이 있다. 1인당 3백49만원부터. 지중해 크루즈도 환상적이다. 한국에서는 지중해가 겨울여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유람선 기항지인 지중해 해안관광지의 기후는 5~10월 제일 좋아 이 기간중 크루즈가 운항한다. 지중해ㆍ에게해 크루즈 갤럭시 14일(5월30일 출발, 3백99만원) 상품이 있다. 선실의 70%가 발코니 특실로 된 9만1천t급 멜레니엄호를 탄다.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니스, 이탈리아의 피사와 나폴리, 베니스, 새하얀 벽의 집들과 파란 돔지붕이 떠오르는 그리스의 섬 산토리니 등 지중해의 세계적인 휴양지를 빼놓지 않고 들른다. 스타크루즈 한국지사 (02)752-8998,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셀러브리티 크루즈 한국사무소 (02)737-0003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