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민들이 3개월동안 실종된 여중생엄모(15.포천 동남중 2년)양을 찾는데 발벗고 나서 삭막한 세태를 따뜻한 이웃의 정으로 녹여내고 있다. 포천 청소년선도위원회 정진원(42) 선도부장이 시작한 엄양 찾기에는 상인협의회, 방범연합회, 새마을협의회, 시의회, 시장, 동남중고교 재학생, 군인 등이 동참,지금까지 300여명이 팔을 걷어 붙였다. 이들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전단지 16만장과 현수막 47개를 만들어 경기도 의정부.동두천.남양주.파주시와 가평.양평군, 강원도 철원 등지에 직접 배포하고 내걸었다. 통학로 주변과 엄양의 소지품이 발견된 의정부 자일동 수색 작업에도 참여했다. 실종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난 뒤 "엄 양과 비슷한 여학생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을때는 부랴부랴 전남 목포와 강원도 강릉을 직접 찾아가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등적극성을 보였다. 평소 홀로사는 노인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정씨가 엄양 찾기에 나서게 된 것은 실종 사건이 알려진 뒤 일면식도 없던 엄양의 어머니(42)를 만나면서부터. 정씨는 "엄양의 어머니를 보는 순간 딸 실종에 넋을 잃은 애절한 모습에 내가나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자비로 전단지 4만장을 만들어 포천시 소흘읍을 중심으로 직접 배포하고다녔고 소흘읍 행운족발 주인 권홍열(47)씨와 정씨의 친구 박광협(42.청소년 환경보호국장)씨가 선뜻 돕고 나서 엄양 찾기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정씨 등 20여명은 지난 2일과 3일에도 동두천 시내에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오는7∼8일에는 전단지 4만장을 들고 파주와 구리를 찾아갈 예정이다. 정씨는 "패륜 범죄가 판치고 이웃의 불행에 나몰라라 하는 세태지만 따뜻한 이웃과 고향 포천의 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엄양을 반드시 찾아 부모 품에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천경찰서 김종욱(49) 형사계장은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엄양 찾기에 나서 수사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수사팀 모두 그 뜻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연합뉴스) 김정섭 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