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와 철강업계가 철강재 가격인상을 놓고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에 따라 국내 철강가 인상도 불가피하다는입장이지만 분양시장 침체에 원가상승의 이중고를 안게 된 건설업계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체 구매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설사자재직협의회 회원100여명은 이날 철강업체 본사와 과천청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최근 철강재가격인상에 대한 항의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또 산자부와 건교부 등 관계당국에 철강재 가격의 인상을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범건설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건설사자재직협의회의 최현석 회장은 "올들어 일방적으로 이뤄진 철강업체들의철강재 가격인상은 지나치게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분양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들어 건설현장에 쓰이는 철근, 후판, H형강 등의 철강재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철근의 경우 지난해까지 t당 40만7천원이던 것이 올들어 11%나 급등, 45만5천원으로 뛰어올랐으며 건설용 후판도 t당 4만원이 뛰어올라 t당 가격이 5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수차례의 철강가 인상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30% 이상의 가격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더구나 중국의 '싹쓸이 수입'과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국제 원자재 수급이 불안해 철강재 가격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철근만 해도 건설원가의 5% 가량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이은 철강재 가격급등으로 인해 업계 전체로 따져 올해 2조원이 넘는 원가상승이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국내 철강가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건설업체들의 가격인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 철근업체 관계자는 "고철 가격이 한달새 70달러가 올라간 상황에서 철강재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가격인하는 고사하고 고철 가격이 계속 올라간다면 철강가를 더욱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계속 단행한다면 수입철강재 무관세 원년인 올해부터 철강재 수입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있어 양측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