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에 이르는 프랑스 방문을 마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이 29일 이집트 공식 방문을 위해 카이로에 도착했다. 유럽.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 나선 후 주석은 2번쩨 방문국인 이집트를 4일간 방문하며, 도착 첫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우호.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후 주석은 이날 오전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와 함께 에어버스 본사와 공장이 있는 남불 툴루즈를 방문한 뒤 이집트로 떠났다. 라파랭 총리는 중국의 에어버스 항공기 21대 구매 결정과 양국이 체결한 경제분야 주요 계약 9건을 지칭하며 후 주석의 이번 방문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주석 취임 후 유럽 및 프랑스를 처음 방문한 후 주석에게 대대적인 환영을 표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과 우호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후주석에게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중국의 미사일 배치와 관련한 대만의 국민투표 계획을 강도높게 비난해 대만으로부터 "내정 간섭"이라며 거센 반발을 샀다. 시라크 대통령은 또 유럽연합(EU)이 지난 89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부과한 대중 무기수출금지 제재가 정치적 의미를 상실했다며 이의 해제를 촉구하자 미국이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르몽드, 르피가로 등 주요 일간지들은 시라크 대통령이 후 주석을 지나치게 환대한 것 아니냐며 후 주석의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에서 프랑스의 실질적인 경제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또 인권 운동가들은 프랑스가 이번에 현실 정치를 앞세워 티베트 탄압, 반체제인사 억압, 사형제도 등 중국의 인권문제를 외면했다고 비난했으며 사회당 등 좌파및 야당 의원들은 중국의 인권탄압에 항의하는 표시로 후 주석의 하원 연설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후 주석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지난해 이라크 전쟁 때 반전진영에 섰던 두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독주를 막고 다자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주목받았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