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고센바이오텍의 연구소장은 독일인 안드레아 웨버(39)씨다. 웨버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국립연구소 프라운호퍼에서 7년간 일했던 베테랑 연구원.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기술분야에선 비교적 잘 알려진 전문가로 현재 국내의 한 중소기업에서 연구개발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해외의 고급 인력을 연구.개발부문의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의 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화를 앞당기려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국내의 우수한 두뇌집단의 중소기업 기피현상과 고임금 등을 타파하기 위해 나선 경우도 많다. 해외 연구인력들이 점차 중소기업까지 진출하면서 반도체,생명공학,통신기기,소프트웨어 등 일반제조업에서 첨단 IT(정보통신)업종까지 분야도 다양해졌다. 고센바이오텍은 계란에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해 건강보조식품,이유식 등에 사용되는 첨가물질을 만들거나 기체나 액체로 정확히 분간할 수 없는 초임계 유체 상태를 연구하는 회사다. 지난해 회사측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국내 대학교수의 소개로 웨버씨를 채용했다. 석.박사를 독일에서 마친 그는 전세계 특허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수용 연구원은 "웨버 소장이 보유한 기술력은 국내 기술보다 상당히 앞서있다"며 "영어도 능숙해 업무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센바이오텍은 다음달 또 다른 독일인 연구원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 구로동에 자리잡은 키스컴은 우크라이나 출신 연구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경우다. 빅터 우샤코브, 빅터 스니코브스키 등 모두 3명으로 이들은 벌써 3년이상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무선주파수를 이용한 전자태그(RFID)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핵심 인력들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외국인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을 제공하고 약 3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주고 있다. 키스컴의 한운수 대표는 "이들은 기초과학이 발달한 구 소련권의 인재들로서 현지에서 10여년 이상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라 "향후에도 채용계약을 계속해서 연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네트워크 카메라를 제조하는 아이캔텍(경기 성남시 소재)이 지난해 인도인 프로그래머를 직접 구해 채용했고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을 만드는 한국베랄(충남 아산 소재)은 일본 제휴 업체의 소개로 40여년 경력의 기술자인 엔도 카즈오(64)씨를 고용했다. 넷디바이스(서울 구로구),세계통신(경기 안산시),파이오링크(서울 강남구)등 외국인 고급인력을 도입한 중소기업은 이미 수 백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국제협력팀의 박성태 대리는 "중소기업들의 외국인 인력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해당 기업이 신고를 하면 임금의 일정 비율을 6개월간 보조해주는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제조업의 경우 월1백30만원,IT분야는 월 80만원씩 6개월간 보조한다. 실제 중진공이 지원한 외국인 연구인력 수는 사업을 시작한 2001년 42명에서,2002 1백49명,지난해에는 2백57명까지 늘어났다. 올해에는 예산 27억원으로 약 2백70여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중진공에 따르면 보조금을 지급받는 해외 연구인력들 중 전체의 47.7%가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이고 87%가 3년 이상의 경력자인 반면 이들의 평균 연봉은 2천~2천5백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 비슷한 수준의 국내 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