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9.11테러범들은 미국 입국과정 등에서 몇가지 명백히 수상한 점들을 노출했으나, 출입국 관리 등이 이를 놓침으로써 테러범들의 미국 입국을 막지 못한 결과가 빚어졌다고 이 사건 조사위가 26일 말했다. 국가테러공격조사위(NCTA)는 특히 당시 테러범 19명 모두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했다는 미 정부관리들의 말과 달리 최소 2개, 많게는 8개의 비자에서 하자가 발견됐으며, 일부 테러범은 입국심사관의 신문도 받았으나 심사관들이 제대로 신문하지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테러범중 하나인 사예드 알 감디는 당시 테러 공격을 3개월 앞둔 6월 입국 과정에서 세관신고서에 주소를 적지 않고, 수중에 500달러와 편도 비행기표만 갖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입국심사관에게 넘겨졌으나, 관광객이라고 속이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테러범가운데 또 비자 유효기간을 넘겨 미국에 체류하거나, 당초 비자신청 때목적과 달리 어학원에 등록하지 않은 사례도 6건이나 발견됐다. 조사위는 이날 이틀간 예정된 국경.항공보안에 관한 청문회중 첫날 청문회 모두에 발표한 성명에서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당시 테러범 전원이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입국했다고,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9명가운데 17명은 `무하자'였다고 증언했으나, 오늘 우리가 밝힌 사례만 봐도 이같은 증언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특히 출입국 담당 관리들간 협조체제 부족과 잠재적인 테러범들의 미국 입국 저지보다는 불법 이민자 입국 방지에 초점을 맞춘 출입국 심사체제도 테러대비 허점의 하나로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 증인 가운데 호세 E. 멜렌데스-페레스 세관원은 9.11 테러 주동혐의를 받고 있는 모하메드 아타의 경우 신분을 학생이라고 밝혔으나 나이와 옷차림이그에 어울리지 않았던 만큼 자신이 입국심사관이었다면 그의 입국을 불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렌데스-페레스는 9.11테러 공격 직전인 2001년 8월 하순 플로리다의 올랜도국제공항에서 알 카흐타니로 알려진 인물이 미국 체류 계획에 대해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는 점을 수상히 여겨 입국을 불허함으로써, 나중에 20번째의 9.11테러범의 미입국을 사전 차단하는 공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었다. 조사위는 9.11 테러 공격이 있기전 미 정부 당국의 테러대비 실책 사례로 이밖에 ▲테러범 19명가운데 3명이 미 입국 비자신청을 처음하는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음에도 금방 조회가 가능한 이 거짓말을 놓쳤고 ▲한 테러범의 경우 2000년 6월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가 6개월간 비행교습학교에 등록하면서도 학생비자로 바꾸지 않았으나 출입국 당국이 이를 몰라 이 테러범이 그후에도 3차례나 입국심사대를 무사통과한 사실 등을 제시했다. 조사위는 오는 5월27일까지 활동토록 돼 있으나 의회에 활동기간 연장을 요청할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 AP = 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