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관이 동파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에 맹추위를 몰고 오면서 대한(大寒)이었던 21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5.6도로 '대한 최저날씨' 기록까지 15년만에 갈아 치운 이번 설 동장군의 정체는 매년 겨울마다 주기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추위를 몰고 오는 `찬 대륙고기압'. 북서쪽의 시베리아 지방에서 생성된 차가운 공기덩어리(대륙고기압)가 대기의순환에 따라 우리나라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내려와 추위를 몰고 온 것이다. 특히 설 연휴 즈음에 찾아온 이번 시베리아 고기압 상공의 온도는 무려 영하 50도의 냉기를 품은 채 한반도에 영향을 줘 대한이었던 21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15.6도까지 낮아지면서 지난 90년 세웠던 '대한 날씨 기록'을 경신했다. 대륙고기압에 이어 추위에 상승효과를 일으킨 또 다른 원인은 바로 `복사냉각'현상이다. 복사냉각 현상은 겨울철 밤 사이 날씨가 맑을 경우 지표면이 갖고 있던 열을 빼앗겨 기온이 더욱 떨어지면서 추워지는 자연 현상. 날씨가 흐려 구름이 낀 경우에는 구름이 이불처럼 대기권을 덮어주기 때문에 지표면이 보관 중이던 열을 빼앗기지 않지만, 구름없이 맑은 날씨에는 지표의 열이 대기권 밖으로 발산돼 기온이 더 떨어지게 된다. 설과 함께 찾아온 한파는 대륙고기압의 차가운 공기가 밀려 내려온 데다 바로이 복사냉각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발생한 것이다. 앞으로도 올 겨울 기온은 예년보다 따뜻한 가운데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는등 기온변화가 큰 날이 많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연휴가 끝난 뒤에도 당분간 추위가 이어지겠으며 휴일인 25일까지도 크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주 월요일인 26일 낮부터는점차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