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계적 문호 귄터 그라스가 송두율교수 사건과 관련해 탄원서를 재판장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연합뉴스가 단독 입수한 이 탄원서에서 그라스는 송교수 사건 재판장인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 이대경 부장판사에게 한국이 "비민주적인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일을 막고 표현의 자유가 존중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6일 자로 작성된 탄원서에서 "2002년 5월 독일 통일 관련 토론회에초청받아 한국을 방문하는 기쁨을 누리고, 한국이 아직 비민주적인 법치국가였을 때투옥된 경험이 있는 한국의 동료 작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동료 작가들 가운데 일부에게는 과거 투옥돼 있을 당시 제가 탄원서를내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서 "2002년 이들과 만나게 된 것은 한국에서 민주주의가발전해나가는 것을 목격하는 기쁨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송 교수가 몇몇 저서들 때문에 법정에 서게됐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스러우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비민주적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일을 막고 표현의 자유가 존중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편지를 맺었다. 그라스는 소설 `양철북'으로 199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존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독일 사회와 국제적 문제에 대한 줄기찬 개입과 발언으로 인해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린다. 그는 황석영, 김지하 등 한국의 저항 문인들이 구속됐을 당시 국제연대를 통해석방운동을 주도했으며, 김지하와 같은 시인이 감옥에 갇혀 있는 한 한국을 방문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5월 26일 내한해 중앙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 `통일과 문화'에참석해 `독일 통일에 대한 성찰'이란 제목으로 초청강연을 하고 황석영 씨 등과 직접 만난 일이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