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영국, 미국, 캐나다, 인도, 레바논 등 세계 각지에서 17일 프랑스 정부의 이슬람교 여성들의 머리스카프(히잡) 착용 금지 결정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날 파리에서는 프랑스 전역에서 모여든 이슬람교도 3천명 이상이 "베일(히잡)은 나의 선택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 결정에 대한 항의 행진을 벌였다. 리옹에서 왔다는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자유를 위해 이곳에 왔으며 그것(히잡)은 우리의 신을 존중하기 위한 우리의 종교적 의무"라고 말했고 다른 참가자는 "이곳에 왔을 때 그들(정부)은 프랑스는 인권의 나라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는 점을 알았다"고 성토했다. 북동부 릴 지방과 남부 마르세유 등지에서도 수천명의 이슬람 교도들이 동조 시위를 벌였다. 영국 런던에서도 3천명 가량이 "이것이 민주주의라면, 감사하지만 사양합니다"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시내 프랑스 대사관에서부터 시위 행진을 벌였다고 경찰이전했다. 인도 카슈미르의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서도 수십명의 여성들이 검은색 히잡을 두르고 "히잡은 이슬람 여성과 동일하다"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는 약 2천500명이 피켓 등을 들고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프랑스 대사관까지 항의 행진했고 요르단 암만에서도 100명 가량의여성이 프랑스 대사관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시(市)에서도 약 100명의 남성을 포함한 400명 가량이항의 시위에 참여했으며 쿠웨이트와 이집트, 이라크 등지에서도 프랑스 정부의 이번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 밖에 미국 뉴욕과 시카고, 애틀랜타, 캐나다의 오타와, 몬트리올, 토론토 등지에서도 프랑스 대사관이나 영사관 건물 주변을 중심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시위 주최측이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기 위해 공립학교에서 이슬람교의 히잡, 유대교의 모자, 기독교의 대형 십자가 등을 학교에서 착용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하는 법안을 2004~2005년 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종교적 불화를 해소하고 학교를 비종교적인 장소로 보전하기 위해 공립학교에서는 이슬람의 히잡과 다른 종교적 상징물들은 사용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파리에서는 이날 정부의 히잡 등 착용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와는 별도로 프랑스.독일 회사의 컴소시엄이 핀란드에 건설할 예정인 한 원자로에 반대하는 반핵단체의 대규모 시위도 열렸다. (파리.런던.베이루트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