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섬유, 피혁 등의 비핵심 업종은 앞으로 심각한 공동화에 직면하겠지만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조선, 석유화학 등 핵심 주력업종은 공동화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17개 산업, 67개 품목을 대상으로 개별업체인터뷰를 이용해 제조업 공동화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15일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외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수출이 주종인 VCR과 CD 플레이어 등 A/V 가전과 신발류 등은 공동화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노동집약적인 소형 STN-LCD와 중저가 휴대폰, 데스크탑 PC, 냉장고를 포함한백색가전 등은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해외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여서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은 단순 조립.생산부문의 해외이전이 예상되지만 핵심공정 대부분은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공동화 우려가 낮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3세대 휴대폰 등 통신기기, 공작기계, 합성수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등은 공동화 가능성이 낮고 메모리반도체와 TFT-LCD,중대형선박, 철강, 시멘트, 에틸렌 등은 국내 생산시설을 유지 또는 확대하려는 추세여서 공동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은은 "국내 산업이 노동집약적에서 자본.기술집약적으로 고도화되면서 저부가가치 산업이 공동화되는 것은 자연스런 과정"이라며 "다만 급격한 공동화에 따른 부작용이 있는 만큼 국내산업체의 임금상승률을 생산성 증가율 범위 내에서 억제하고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이유를 놓고 187개 업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결과 해외시장 확대가 35.8%에 달했고 ▲인건비절감 29.9% ▲통상압력 회피 8.9% ▲노동력 확보 7.5%, ▲노사문제 2.9%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해외시장 확대(44.8%)를,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절감(34.2%)을 각각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