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1일 오후 전당대회를 열어 정동영 후보를 당의장으로 선출하는 등 새지도부를 구성하고 '총선 앞으로'를 선언했다. 새 지도부의 성격이 이미지 쇄신과 개혁성 강화로 요약된다는 점에서 향후 세대교체 바람과 개혁드라이브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4·15 총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시점인 만큼 총선준비가 새 지도부의 최대 당면과제이고 총선 성적표는 새 지도부 거취는 물론 당의 운명과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지도부 구성=정동영 의원 등 개혁성이 강한 의원들이 당의 전면에 포진,당의 선명성이 한층 강화되면서 당의 색깔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지도부는 김원기 당의장 체제하에서의 '안정속 개혁'이라는 기조에서 탈피해 '개혁일변도'에 초점을 맞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동영 의원 등은 기회있을 때마다 "신당이 출범했는데도 당이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며 강성 행보를 예고했다. 새 지도부의 성향이 정치권의 일대 혁신을 바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와도 맞는다는 점에서 '개혁드라이브'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연 총선 행보도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당장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정대철 의원과 천용택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불출마 압력이 한층 거세지는 등 당 내부개혁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송영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일부 의원의 추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만간 이뤄질 후속 당직 인선에서도 이같은 개혁기조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혁 성향의 이미지가 좋은 소장파 의원과 외부 영입인사들이 다수 기용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과제=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는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뒤처진 가운데 10% 중반대에서 민주당과 2위싸움을 벌이는 양상이 지속될 경우 총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에서 줄곧 주장해온 총선 기호2번 확보도 이와 직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신적 여당'에 머물러왔던 당의 위상을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 변모시키는 것도 중요한 현안이다. 청와대 및 정부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지 못할 경우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이 노 대통령의 조기 입당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총선에 내보낼 각계 각층의 경쟁력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도 새 지도부의 몫이다. 각 당과의 경쟁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당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