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오래전에 결심했는데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오늘 지킬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한나라당 부산출신 의원들의 `좌장' 역할을 해온 유흥수(柳興洙.67) 의원은 9일부산 수영구지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오늘의 결단이 부산과 한국 정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하게 된 이유와 소감은. ▲이 시대는 내가 더 이상 서야할 무대가 아니라고 느꼈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에 부응하는데 적절한 인물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에 불출마와함께 은퇴키로 결심했다. 초선의 젊은 오세훈 의원이 정치 발전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은퇴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 나이로나 선수(選數)로 봐서나 내가 먼저 `희생'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내가 한번 더 국회의원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한번 더 하겠다고 매달린다면 노추를 보이는 것이 된다. 국회의원은 그렇게 악착같이 해야 할 자리가 아니며 나라를 위한 열정이 없거나 식었으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불출마를 결심한 시기는. ▲대선 이후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정계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선 결과 한국의 정치상황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 있고 시대가 변화하고 있음을 절감하면서 무기력함속에서 지내왔다. 결단을 내리려했으나 불명예스럽게 억지로퇴진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스스로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초심이 흔들렸던 것이다. --후배 정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를 치러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정치판을 바꿨으면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솔직히 나는 지난 선거때 법정선거비용 보다 돈을 더 많이 썼고특히 12대때는 달동네 등에 돈을 돌리기도 했다. 농촌출신 의원들이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FTA 비준을 실력으로 막았는데 이는 결국 우리나라를 고립시키는 것이므로잘못하는 것이다. (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자 ss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