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8일 손길승 회장이 SK해운의 비자금 조성 및 유용 의혹과 관련, 검찰에 소환되자 긴장감과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SK는 손 회장이 지난해 3월 SK글로벌 분식회계 등과 관련,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자정 무렵 풀려나 불구속 기소됐던 사례를 떠올리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도 일련의 좋지않은 징조에 적잖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SK는 특히 검찰이 과거 기업들의 관행이었던 비자금 조성 사건을 손 회장의 개인 비리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SK 관계자는 "손 회장이 SK해운을 통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2천억원대의 비자금중 1천여억원을 해외 선물거래를 위해 유용했다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이는 개인적 치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부실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 했던 것"이라며"손 회장이 비도덕적 인물로 매도당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SK는 그러면서도 얼마 전 송광수 검찰총장이 경제를 고려한 수사를 하겠다고 언급한 점과 SK해운의 분식회계 사건이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이미 수개월전 증권선물위원회 조사에서 그 내용이 밝혀진 사안이라는데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또 삼성과 LG, 현대차 등 SK보다 많거나 비슷한 규모로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들의 총수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 회장만 사법처리한다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SK는 그러나 만약의 경우 손 회장의 신변에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최근 구속 7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뒤 경영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역할이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