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제3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 참석, 공직사회를 `언론에 의해 포위된 조직'으로 규정하면서 정부와 국민과의 직접 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여러 과정에서 국민들과의 소통이 충분치 못한 것 같다"고지적하면서 "이해관계자, 언론, 국회, 국민 등에게 하고자 하는 일의 취지와 효과를잘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잘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 전달된 일들이 많다"면서 "전달하는 사람이 보기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전달하지 않고, 못한 것을비추길 좋아하면 역시 전달이 잘 안된다"며 말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또한 "별로 문제가 없는 것을 아주 문제가 있는 것처럼 덧칠하고색깔을 입혀 전달하면 아주 나쁘게 전달된다"며 "우리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그 일의 결과에 대해 비판만 받아 노엽고 힘빠진 경우가 한두번이 아닐 것"이라며언론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사례로 고속전철 역사 추가 선정에 따른 언론보도를 꼽은 뒤 "저는 신문을 보고 인천공항이 제대로 문도 열지도 못하고 국민에게 빚만 잔뜩 짊어지우는 애물단지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 효자 노릇을 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공직사회가 일 잘하고 신용을 얼마나 잃었느냐"고 반문한 뒤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한다고 잘못된 것이 바로 잡아지지 않는 만큼 뭔가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민과 공무원간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의미가 있어 심사숙고 끝에 결정하고 행동했는데, 엉뚱하게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에서 억울하게 납득할 수 없는 시비를 당하고, 그것이 공무원 설문조사에서 비판적 의견으로 나오고 때로는 장관들에게 그런 조언을 듣고 청와대 수석들에게 비판을 들을 때는 정말 난감할 때가 있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 비서관들이 모여 앉아 신문을 읽고 사실이 아닌 것을놓고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은 고쳐야 할텐데' 하고 있는 것을 볼 때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는 쉽게 함락되진 않지만 포위돼 있다"면서 "그 포위선에의해 국민들과 분리돼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자신있게 일할 수도, 국민들의 협력을 얻을 수도,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도 없는 것"이라며 "올해는 이 장벽을뛰어넘는 해로 설정해 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금은 여론의 장에서 의제가 설정되며, 여기에서 가장 큰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언론)매체"라고 전제하고, "무대 위에서 여러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매체가 비추지 않으면 의미가 없게 된다"며 "비춰주지 않으면 스스로 발광(發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어렵죠? 어렵다"며 자문자답하고 "그러나 이 어려운 벽을 뚫고 나가지 못하면 여러분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도해 나갈 수 없다"며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패배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초 제가 언론과 정부의 관계를 합리적, 정상적인 관계로 가자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했지만, 공무원 상대 설문.토론 결과 좋아지지 않았느냐"며 "요즘 정부 관련 오보 숫자는 하루에 2-3개로, 옛날에는 10배쯤 됐을 것","저녁 8시30분, 9시에 고위공직자들이 기사 고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은없죠"라며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전공무원이 홍보요원화 해야 된다"며 "자기 한 일이 왜곡되게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직자들의 사명감, 자부심이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전달하고 글쓰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