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인이 바뀐 코스닥 기업은 총 1백40개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장기 불황으로 기업 매물이 급증한 데다 등록심사가 강화되면서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우회등록'을 추진하는 장외기업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9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24일까지 최대주주가 바뀐 등록기업은 1백40개로 지난해보다 21.7% 늘었다. 최대주주 변경기업이 전체 코스닥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1%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01년 최대주주 교체 기업은 전체의 14.2%에 달했고 작년엔 13.9%였다. 유형별로는 장내외에서 주식 매매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곳이 전체의 58.1%로 가장 많았다. 유상증자(19.2%) 방식이 그 뒤를 이었고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채권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교체된 기업은 8.1%였다. 올해 최대주주 변경이 가장 잦았던 기업은 가산전자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아이모바일컴퓨팅→김완수→디에이치파트너스→김주한→디에이치파트너스→엠텍 외 1인 등 5차례나 바뀌었다. 써니YNK 시큐어소프트 삼화기연 등 3개사가 4차례 최대주주가 교체됐고 바른손 한글과컴퓨터 아이즈비전 등 8개사는 세 번씩 주인이 바뀌었다. 지분율 구성으로 보면 최대주주 변경 기업 중 대주주 지분율이 20% 미만인 기업이 60%에 달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M&A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이처럼 최대주주 교체 사례가 급증한 것은 내수침체 등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자금난을 겪거나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된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이 신설되는 등 코스닥 진입 기준이 강화되자 정상적인 심사절차를 통한 코스닥 등록이 힘들어진 장외기업이 잇달아 기존 등록기업을 인수하고 있다는게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