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꼭 이기겠습니다." 지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8강진출을 눈앞에 두고 일본에 발목이 잡혀 눈물을 삼켰던 김진규(19.전남 드래곤즈)가 '한방'으로 그동안 맺힌 분을 풀었다. 김진규는 27일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간 18세 이하 청소년대표팀(U-18) 친선경기에서 0-1로 밀리던 후반에 천금 같은 헤딩골을 터트려 한국을 패배에서 건져냈다. 김진규에게 이번 평가전은 다른 경기와 다른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세계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 출전,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멕시코 4강신화'를 재연한다는 꿈에 부풀었었지만 16강전에서 일본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마음속에 입은 상처가 너무 컸었기 때문. 당시 일본전에서 전.후반과 골든골을 허용한 연장 15분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이 역전패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김진규는 다음에 만나는 일본전에서는 반드시 골을 넣어 승리로 이끌겠다며 마음 속에 칼을 갈았었다. 20세 이하 팀에서는 막내였지만 18세 이하팀에서는 고참급인 김진규는 "선배들이 지난번에 일본에 졌던 만큼 오늘 경기를 꼭 이기자고 경기전에 동료들을 격려했는데..."라며 무승부의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굳은 결의를 반영하듯 골은 수비수 김진규의 머리에서 터져나왔다. 후반 23분 김진규는 백지훈이 올린 코너킥의 방향을 살짝 돌려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고 한국은 올해 마지막 한일전을 패배로 끝내지 않게 됐다. 김진규는 "슈팅으로 생각하지 않고 볼의 방향을 틀어 동료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운이 좋아 볼이 골대로 빨려들어갔다"고 골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의 골결정력이 여전히 부족했다고 평가한 그는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그 때는 꼭 이기고 말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산=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