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통산 4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는 `유스 무대'에서 유난히 강한 라틴계 축구의 위력을 입증한 대회였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남미 3개국과 스페인이 준결승에 올라 라틴계4개국이 4강을 휩쓸고 힘과 체력을 앞세운 전통의 유럽 강호들이 몰락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위주의 축구가 힘을 받았다. 브라질은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통산 4차례 우승해 아르헨티나(4회우승)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우뚝 섰다. ◆미리 본 세계축구 판도=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세계축구의 판도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기회였다. 작년 한일월드컵 우승국 브라질은 지난 8월 17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핀란드)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며 최강의 `젊은 피' 군단이 가공할 위력을 발휘, 다음 월드컵 때까지 장밋빛 전망을 비췄다. 남미는 4강에 3팀이 올라 유럽을 완전히 압도했고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세는 나란히 8강에 이름을 올리며 대회 내내 돌풍을 주도했다. 이름도 생소한 부루키나파소가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하며 일으킨 대회 초반의 아프리카 검은 돌풍은 8강에 단 한팀도 오르지 못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고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은 세계의 벽 앞에서 가능성을 엿보면서도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러나 독일, 잉글랜드 등 유럽의 축구강국들이 리그 일정 등을 이유로 일부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내보내지 않아 이번 대회를 다음 월드컵에 앞서 정확한 판세 예측의 기준으로 삼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차세대 스타들 눈도장= 2001년 대회 최고의 스타였던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와 같은 걸출한 스타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빅 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차세대 스타들은 적잖게 모습을 드러냈다. 브라질의 윙백 다니에우는 결승전에서 페르난디뉴의 헤딩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공격형 수비수로 `제2의 카를루스'로 불릴만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브라질은 두두, 니우마르, 클레베르 등 공격진 대부분이 빅 리그 성인무대에서 바로 통할 만한 실력을 과시했다. 비록 우승컵을 안지는 못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작은 황소' 페르난도 카베나기와스페인의 `마에스트로' 안드레 이니에스타도 공격 지휘 능력과 득점력, 카리스마를겸비해 확실한 스타감으로 인정받았다. 대회 4골로 득점왕에 오른 미국의 흑인 병기 에드 존슨은 놀라운 스피드와 결정력으로 미국 축구의 미래를 보게 했고 한국청소년대표팀 코칭 스태프도 "놀랄만한스트라이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