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장이 정부 대책으로 급랭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틈새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근린상가와 토지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겨울 스포츠 시즌에 맞춰 펜션이나 콘도쪽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년에 가장 유망한 부동산상품으로 개발재료가 있는 지역의 토지시장을 꼽고 있는 가운데 이미 경매시장에서는 토지와 근린상가 인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잇다. 토지 전문 업체인 JMK플래닝 김영태 차장은 "개발재료가 있는 토지나 가동률이 높고 사업허가를 얻은 펜션단지에 대해서는 직접 찾아올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토지.근린상가 투자열기 이어져 10.29조치 이후 근린상가와 토지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법원경매시장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로 더 이상 '재미'를 기대할 수 없게 된 데다 경매로 구입할 경우 '토지 거래허가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매력을 느끼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낙찰가율이 67.4%에 불과하던 근린상가는 11월에는 81.4%로 수직 상스했다. 토지 낙찰가율도 10월의 72.1%에서 11월엔 77.9%로 뛰었다. 낙찰가율이 무려 4백%를 넘는 토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일 남부지원에서 실시된 서구 강서구 내발산동 소재 4층 상가 경매에서는 첫회에 6명이 경합을 벌여 최저가보다 무려 3억3천1백만원 비싼 91억1천만원에 낙찰 받았다. 최초 감정가는 15억7천9백9만원이었다. 지난 9일 본원 경매에서는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 소재 6층 근린주택에 10명이 뛰어들었다. 최초 감정가 9억6천88만원에 근접하는 9억1천8백77만원에 팔렸다. 토지시장은 더 치열하다. 2004년 개통예정인 경부고속철도 재료가 있는 도시 인근 물건에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 9일 평택지원에서 실시된 경기도 평택시 신대동 소재 '논' 1천2백평 경매에는 7명이 참여해 최초 감정가보다 5천여만원이 비싼 1억4천9백20만원에 넘어갔다. 낙찰가율 1백63.6%를 기록했다. 경기도 성남시 심곡동 소재 '밭' 74평에는 무려 14명이 참여해 최초 감정가 1천9백36만원보다 4배나 높은 8천2백8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4백27%에 달했다. 펜션 콘도 등 레저용 시설에도 관심 스키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7월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한동안 뜸하던 평창 횡성 홍천 등 강원도 지역의 투자문의가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월 이전까지 일주일에 10여건에 불과하던 투자 문의가 최근 들어 하루 10~20여건 수준으로 부쩍 증가하고 있다. 횡성 평창 홍천 등 펜션단지가 많은 강원도 지역과 가평 등 서울 인근 지역에 대한 문의가 많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평창군의 경우 동계 올림픽 유치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7월 토지매매 검인 신청건수가 2백10건으로 최고를 기록한 후 8,9월에는 가각 1백54건과 79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10월부터 다시 1백15건으로 늘어나는 등 토지 매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만원선이던 토지가격도 최근들어 20~30% 상승했다. 현재 평창군 일대 건축허가를 받은 토지가격은 30만원선에 달한다. 펜션단지가 밀집해 있는 흥정계곡 인근 부지는 40만~50만원선에 육박한다. 특히 중앙고속도로 대구~춘천간 개통 이후 지방 거주자들의 투자가 부쩍 많아졌다.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공급된 펜션의 20%가량이 지방투자자들에게 팔리고 있을 정도다. 김형호 기자 chsan@ha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