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극적으로 체포돼 세계경제를 짓눌러 왔던 지정학적 위기가 일단 해소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타고 있는 세계경제는 탄력을 받게 됐다. 우선 달러약세 현상이 시정되고, 배럴당 30달러대의 고유가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세계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강해지고 있다. 이라크 복구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동특수'도 가시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 결과 우리 경제에도 단기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달러가치 하락세 진정될 듯 유로화에 대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달러가치는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최근의 달러약세가 세계경제의 균형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후세인 체포로 인한 국제외환시장의 안정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가속화할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최근의 달러약세는 미국의 경상적자 확대가 주요인이기 때문에 후세인 체포에 따른 달러 회복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달러하락 속도가 늦춰질 것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세계증시, 상승탄력 받을 듯 세계증시는 상승탄력을 받아 올 연말 산타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미 미국의 경기지표 호전과 이에따른 다우지수 10,000선 탈환으로 상승분위기가 고조돼 있는 세계증시에 '후세인 체포'는 일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라크의 부진한 전후복구와 각국이 추가 파병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 증시의 압박요인이었던 사실에 비춰볼 때 후세인 체포는 세계증시에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미국과 이라크 파병국들의 주가상승세가 돋보일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경우 10,000선을 재탈환한 다우지수의 뒤를 이어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을 연내에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 국제유가는 하향안정될 듯 이라크전 이후에도 배럴당 30달러대의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후세인 체포로 이라크정세가 안정되면서 전후 복구작업이 본격화돼 이라크의 원유생산이 빠르게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가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작은 편이다. 최근의 고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과 달러약세에 주로 기인하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경우 현재 배럴당 33달러선에서 30달러 내외로 일단 한단계 내려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이라크 복구사업 특수기대 확산 후세인 체포로 이라크 저항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이라크정세가 급속히 안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전후 복구비 지원이 가속화되고,그 결과 전후 복구작업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정부로서는 우방국들에 대해 전후 복구비지원을 재촉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동시에 러시아와 독일 등 반전국들에 대해서도 이라크 외채 탕감을 보다 강력히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은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