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중인 군 무기납품비리 사건의 파장이 현역 의원 소환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경찰의 천용택(千容宅.66.열린 우리당) 의원소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정호영(鄭豪泳.49) 전 한국레이컴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미국 시카고대-일리노이대 대학원을 각각 졸업한 정씨는 이후 현대그룹종합기획실 신규사업팀장을 거쳐 1987년 한국레이컴의 전신인 케이원전자를 설립했다. 90년대 초반 회사가 군용 레이더와 전자광학설비 생산 등 무기 분야에 뛰어들면서 저고도 대공(對空)화기인 오리콘포 개량 사업자로 선정돼 2000년부터 '데이터정합기' 등 등 수백억원대의 물품을 납품했다. 한국레이컴이 파산한 뒤로는 한림ST와 한국벨통신 등의 업체를 다시 설립했다. '마당발'로 알려진 정씨는 사업 과정에서 군 관계자들을 자주 접촉한 것은 물론동문 등 정.관계 유력인사들과 폭넓게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건이 '정호영 게이트'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옷로비 의혹 특별검사'로 유명한 최병모 변호사의 경우 서울고 선.후배라는 인연 때문에 정씨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년 전 유명 영화배우 S씨와 결혼설로 한때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었다. 한편 최 변호사는 12일 오전 연락이 되지 않았으며 최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소속인 다른 변호사는 "수사가 진행중인 데다 말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고 수사에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현재로선 어떤 말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