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새해 예산안 심의가 예산조정소위원장직인선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또다시 공전됐다. 국회 예결특위는 지난 10일 3당 간사회의에서 예산조정소위를 9인(한나라 5, 민주 2, 우리당 2)으로 구성하고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소위원장직을 맡는다는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11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소위 구성안을 의결한 뒤 곧바로 소위를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예산소위원장을 박종근(朴鍾根) 의원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이에 반대해 이날 전체회의가 무산됐다. 예결특위 3당 간사는 이날 오후 이윤수(李允洙) 예결위원장실에서 회의를 열어조율을 시도했으나,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합의가 무산되자 12일 오전 단독으로 예결특위 전체회의를 소집해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위 구성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이 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할 경우 회의 개최가 불가능해 예산심의 재개가 내주로넘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구 의원은 "한나라당에 소위원장을 주는 것은 어제 합의됐는데, 다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간사가 소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박종근 의원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내일 예결특위 전체회의 소집 요구서를 냈으나, 이 위원장이 사회를 안 보면 다음 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윤수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만약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 구성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예결특위는 지난 8일 종합정책질의를 마쳤으나 소위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3일째 예산심의를 중단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