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를 보이던 MBC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한 상궁을 죽음으로 몰고갈 음모가 꾸며지는 내용으로 그려진 지난 9일 방송(26회)의 시청률이 47.3%(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8일 방송(25회)도 49.5%로 50%를 넘지 못했지만 이날은 '대장금' 끝무렵에 다른 채널에서 한ㆍ일 청소년축구가 생중계됐던 점을 감안하면 외부요인이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평소와 같은 방송3사 편성에서 9일 '대장금'의 시청률이 40%대로 하락했기에 주목된다. 사실 '대장금'의 시청률은 지난 1일 52.9%(23회)를 정점으로 기록한 이후 3회연속 조금씩 미끄러졌다. 전날 방송은 온천욕과 한 상궁의 오리 요리로 기력을 회복하는 듯싶던 중종이갑자기 쓰러지는 사건을 발단으로 최판술과 어의 정윤수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한상궁에게 뒤집어씌울 음모를 꾸민다는 줄거리였다. 흥미로운 점은 한 상궁을 살려달라는 의견과 모질게 죽여선 안된다는 팬들의 요청이 거센 가운데 결국 한 상궁이 관비(官婢)가 돼 유배가는 도중 고문 후유증으로죽는다는 '한 상궁' 죽음 스토리가 이번 주 들어 이미 알려졌다는 대목이다. MBC 관계자는 "한 상궁-최 상궁 경쟁 스토리가 오래 전개됐고 한 상궁 죽음과관련한 스토리도 미리 알려진 게 드라마 흥미를 줄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납득할만한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작가 김영현씨는 '하이라이트'(내용예고)가 에피소드를 너무 상세하게 알려주고있는 것 아니냐며 농담조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이번 한 상궁 죽음 스토리를 놓고 제작진이 고심했던 흔적이 역력하게나타났는데 이는 '대장금'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좇아 제작되고 있는 측면을 보여준다. MBC '다모'가 사전제작에 의해 당초 대본대로 주인공들의 비장한 결말로 막을내림으로써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과 비교할 만 하다. 현재 '대장금'의 경우 방송을 불과 8∼9일 남은 시기에 대본이 나오고 이 시간에 2회분을 촬영하는 강행군을 진행중이다. 시청률에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는 '대장금'이 앞으로 3주 정도에 걸쳐 장금이의녀로 변신, 드라마 후반부로 접어들 예정이어서 이러한 변화에 시청자들이 어떠한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