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군납업자들은 9일 한결같이 이원형(57.예비역 소장) 전 국방품질관리소장에게 돈을 주긴 했지만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8일 압수수색과 출국금지조치에 이어 금명간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힌 공격용 아파치 헬기 중개업체 A사 대표 이모(63)씨는 이날 "직원들과 회식을 하라고 격려금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도 아닌데 대가를 바라고 돈을 줄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내가 100여만 원을 줬다고 하던데) 나도 그렇고 이 전 소장도 그렇고 교회 장로인 데다 내가 이 분야에서 전문가이다 보니까 서로 의견을 나눌 때도 있다"며 "어차피 이 전 소장은 아파치 헬기와는 상관도 없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 경찰이 자신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내가 왜 도망을 치겠느냐"며 "언제든 조사를 받겠지만 만약 별다른게 없으면 명예훼손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소장에게 군납 편의와 관련, 1억3천100만 원을 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정모(49)씨도 이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이 전 소장에게 돈을 준 것은 처음에는 빌려준 것이고 나중에는 이 전 소장이 다니는 교회를 지원한 것"이라며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 전 소장은 대공 화기 무기사업에 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자리에 있었다"며 "대부분 계좌이체로 돈을 줬기 때문에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침 9시부터 밤 10시, 11시까지 계속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했으며 실질심사 도중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소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김상희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