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세 마녀의 날'(트리플 위칭데이)을 앞둔 증시에 수급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은 동시 만기일 수급 부담으로 인한 단기 조정 이후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거래소시장에서 오전 11시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08 포인트(0.51%)가 하락한 785.33을 기록, 780선대로 내려 앉았다. 지수는 1천100억원을 넘어선 프로그램 순매도 속에서 1천200억원을 웃도는 기관의 매도세에 짓눌려 연속 사흘째 조정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약세와 차익 거래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5천억∼7천억원대의 청산매물이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가는 이 같은 수급 부담으로 인한 조정은 단기 과정이며이번주 후반부터 재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무경 대투증권 연구원은 "동시 만기를 앞두고 매수 차익 잔고가 1조7천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차익 잔고가 상당부분 청산될 경우에는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가 다시 들어올 가능성도 있어 일시적인 수급 악화가 상승 기조를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내다봤다. 한요섭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주에도 주요 경제지표들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동시 만기일 청산으로 인한 조정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러나 기본 여건(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하락은 중기적 투자자들에게는 내년을 겨냥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증시 일각에서는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고 투자 주체의 매수 강도도 약화되고 있어 이번 조정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지수가 780선으로 하락한 것은 동시 만기일을 앞둔 수급부 담과 지난 주말 미국시장 약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국내증시가 고점을 높이지 못하고 미국 증시도 수평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조정이 단기에 그친 뒤 상승세로 곧바로 복귀할 것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널리 퍼지고 있으며 상승 기조 자체가 반전됐을 가능성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매수 차익 잔고가 주는 부담감에 매수 주체의 부재라는 딜레마까지 겹쳐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충격 파동이 좀 더 깊어질 수 있다"며 "다소의 위험을 감안한 저점 매수에 나서드라도 주 중반 이후로 미루는 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