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 10명 중 7명은 '의대 2000명 증원'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이 이날 의대 증원 관련 집행정지 인용 여부를 발표하기에 앞서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조사결과를 정부가 공개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4∼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의대 증원 방안 관련 국민인식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결과, '의대 정원 2000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72.4%(매우 필요하다 26.1% + 필요한 편이다 46.3%)에 달했다.

'필요하지 않다(필요없는 편이다 17.0%+전혀 필요없다 5.8%)'는 22.8%, '모르겠다'는 4.8%였다.

의료계의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8%로 절반을 넘었다. '동의한다'는 36.7%였다.

의대 교수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8.7%에 달했다.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71.8%에 달했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 의대 정원을 증원 규모의 50~100%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정부 결정에 대해선 ‘잘한 결정이다’라는 평가가 51.4%였다.

집단사직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면허정지 처분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55.7%에 달했다. '면허정지 처분을 중지하고 대화를 통해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응답은 38.9%였다.

응답자들은 보건의료 분야 위기의 심각성을 묻자 87.3%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다만 비상진료 상황과 관련한 정부 대응에 대해선 65.3%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당면한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의료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의대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흔들림없이 완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이날 오후 판단 결과를 내놓는다.

재판부가 '각하'(소송 요건 되지 않음)나 '기각'(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 결정을 하면 27년 만에 의대 증원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인용'(신청을 받아들임)으로 결정되면 내년도 의대 증원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