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방장관은 7일 미국이 쿠바를 침공할 경우 현재 이라크에서 당하는 피해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친동생이자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카스트로 장관은 이날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이 혼자 오든지 아니면 그들의 사촌인 영국이나 스페인인들과 오더라도 우리 국민은 침입자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장관은 부시 행정부가 선제공격 방침 하에서 쿠바가 대량살상무기를개발했을 지도 모른다는 비난을 계속 가하는 점을 보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 장관은 미국인들이 치러야할 대가는 이라크보다 훨씬 크다면서, 쿠바전역에 매설된 지뢰와 매복 기습공격으로 "이 곳에 한 발이라도 내미는 침입자는 어떤 경우라도 최소한 내민 다리와 함께 그 군화는 쿠바에 남게된다"고 덧붙였다. 수주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중병설이 나돌았던 카스트로 장관은 "쿠바 의약품으로 살아났다"고 농담까지 섞어가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는 쿠바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난3월 미국이 이라크전을 시작한 이후 쿠바 관리들은 자신들도 미국의 향후 공격 대상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을 표명해 왔다. 이에 대해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쿠바 정부가 일부러 이 같은 우려를 전파함으로써 쿠바 내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5일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난민소년'으로 유명한 엘리안 곤살레스 군의 1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자신은 부시 행정부의 어떠한 음모에도끄떡하지 않으며 쿠바 공산체제 또한 자신이 죽은 뒤에도 계속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곤살레스 군은 6살이던 1999년 11월 어머니와 함께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배가 전복한 후 극적으로 구조돼 미국에 도착했으나 양육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 끝에쿠바로 송환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