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빠진 거제도 구천댐 수달가족을 이주시켜라'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가 경남 거제도 구천댐에 서식하고 있는 수달 한가족을 5㎞ 정도 떨어진 연초댐으로 이사시키기 위한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5일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초 수달의 발자국 흔적 등을 통해 조사한결과 구천댐과 연초댐에는 각각 3~4마리, 2~3마리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두곳의 수달 개체수가 너무 적어 그대로 둘 경우 근친교배가일어나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지고 이는 질병이나 번식력 약화로 이어져 멸종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멸종위기 동물 강제이주 작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구천댐과 연초댐은 둘다 식수원으로 잘 관리되고 있어 수달서식에 별 문제는 없지만 연초댐의 어류자원이 더 풍부해 성체 2마리와 새끼 1~2마리로 추정되는 구천댐의 수달가족이 연초댐으로 이사하게 됐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수달이 천연기념물(330호)이라 문화재관리청의 허가를 받은뒤 이달 중순께 포획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원은 6~7명의 인원으로 이사팀을 구성하고 100만원을 들여 미국에서 새로수입한 덫 40개와 기존에 있던 덫 20개 등을 동원, 수달 생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갖추고 대기중이다. 그러나 수달이 워낙 의심이 많은 동물인데다 주로 오후 8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활동해 이사팀과의 숨바꼭질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연구원측은 운이 좋으면 하루이틀만에 잡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몇달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덫으로 수달을 생포한 뒤에는 새 서식지에서의 적응여부 등을 분석하기 위해 전파발신기를 부착한 뒤 방사하게 된다.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 원창만 연구사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1970년대부터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시작했으나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이번이 첫 시도"라고 말하고 "경험을 쌓아 다른 지역과 다른 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일형기자 ryu62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