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대책'이후 아파트 경매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입찰률과 낙찰가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상가 입찰률과 낙찰가율은 반등세로 돌아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파트 경매시장 급랭 17일 일선 법무법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날리면서까지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은 11월 84.2%로 하락,올 들어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29 조치 이전 재건축아파트를 '꼭지'에서 낙찰받은 투자자들 중에서는 시장 급랭에 따른 부담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주 서울 본원 경매시장에서는 9월1일 낙찰된 잠실 주공 5단지 34평형이 다시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이 아파트는 45 대 1의 경쟁률 속에 최초 감정가 4억9천만원보다 훨씬 높은 6억8천9백90만원에 낙찰됐었다. 하지만 최초 낙찰자가 계약금 4천9백만원을 포기하고 마감일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아 재경매에 나오게 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일 재경매 끝에 9천만원가량 빠진 5억9천8백90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낙찰 계약금을 날리는 사례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재건축아파트가 이번 10·29 조치의 직격탄을 맞아 가격 하락폭이 두드러진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 사이의 '상투심리'로 계약 포기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매 아파트 입찰 경쟁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10·29 조치 이전까지 30 대 1를 넘나들었던 강남지역 아파트 경매물건 경쟁률이 4 대 1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 14일 실시된 서울 서초구 잠원 신반포 2차 44평형 경매에는 단 한 명만이 참가해 최초 감정가 7억6천만원보다 1억5천만원가량 하락한 6억1천5백만원에 낙찰받았다. 아파트 토지 상가 등 서울지역 전체 부동산 경매 입찰경쟁률도 지난 10월의 3.9 대 1에서 이달 들어선 3.03 대 1로 떨어졌다. ◆상가 및 토지 등 틈새시장 급부상 아파트와는 달리 상가 경매에는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4일 경매에서도 삼풍아파트 경매엔 참가자가 없었지만 이 아파트 인근 상가 경매에는 무려 25명이 입찰에 뛰어들었다. 낙찰가도 최초 감정가 9억1천3백만원보다 훨씬 높은 12억5천6백만원이었다. 정부의 대책이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상가나 토지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나 경부고속전철 인근의 토지시장 경매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