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종합대책' 여파로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10.29대책 이전에 비해 최고 1억원 이상 빠진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10.29대책 이후 집값이 이미 1억∼2억원씩 빠진 단지들도 1주일새 1천만∼2천만원씩 추가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급매물이 쌓여가고 있으나 매수자들이 추가하락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계속 유지해 거래가 여전히 `올스톱'된 가운데 상당수 중개업소들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피해문을 닫아 부동산시장에는 때이른 `겨울바람'이 불고 있다. 집값하락으로 10.29대책 이전에 계약했던 매수자들이 계약을 하나둘씩 포기하는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매도자들은 계약포기를 만류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집값을 추가로 깎아주기도 하고 있다. 이때문에 서울지역 아파트 시가총액이 지난주 한주에만 1조4천828억원 빠졌으며이중 85.8%인 1조2천716억원이 재건축 단지에서 하락했다. 한편 분양권 시장도 얼어붙어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 =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0.29대책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주만에 호가가 수천만원씩 빠진 급매물이 계속 나오는등 가격하락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매수세가 여전히 살아나지 않으면서 급매물이 계속 쌓여만 가고 있는 상태다. 강동구 고덕시영의 경우 급매물이 좀처럼 소화되지 않으면서 중개업소당 매물이평형별로 20여개씩 쌓여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호가도 계속 하락해 17평형의 경우 지난주에 1천만원이 추가로 하락한 2억9천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결국 3억원선이 무너졌다. 이 아파트 13평형의 호가는 여전히 2억2천500만원에 묶여 있다. 이 두 평형은 10.29대책 이전에 비해서는 호가가 1억원 정도씩 빠졌다. 고덕주공도 매물이 늘어 지난주에 2단지 18평형에서 4억6천만원짜리 매물이, 또3단지 16평형에서 3억3천만∼3억4천만원짜리 매물이 각각 여러개씩 나왔다. 이 매물들은 10.29대책 직전에 비해 호가가 1억원에서 1억7천만원 정도까지 빠진 것이다. 인근의 제일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늘고 있으나 매수세는 여전히 없다"면서 "앞으로 당분간 이같은 상태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31평형도 급매물이 계속 나오면서 결국 지난주에 6억원대가무너진 5억9천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10.29대책 이전 8억원까지 갔던 이 아파트 34평형도 호가가 7억1천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5억7천만∼5억8천만원대에 거래됐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13평형도 1주일새 1천만원이 추가로 하락하면서 호가가 현재 4억5천만원에 형성돼 있다. 8억원을 웃돌았던 이 아파트 17평형도 호가가 7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반포주공2단지 18평형도 한주만에 2천만원이 빠지면서 호가가 5억3천만원으로 하락했다. 반포동 풍성한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점점 많아지고 호가도 조금씩 계속 빠지는양상"이라면서 "반포주공 2단지 18평형의 경우 9.5대책을 전후해 최고 7억5천만원에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두달새 2억2천만원이 빠진 셈"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뿐만 아니라 강북 등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부동산경기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실수요층이 두터운 목동의 경우 지난주에는 가격이 크게 빠지지 않았지만 매수세 실종으로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가가 7억5천만원까지 올라갔던 목동7단지 35평형은 10.29대책 직후 7억원으로하락했다가 현재는 6억7천만∼6억8천만원대까지 내려 앉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강남권은 물론 목동 일대 중개업소들도 상당수가 문을 닫아 부동산시장은 더욱 썰렁한 모습이다. 목동 쉐르빌공인 관계자는 "강남권과 마찬가지로 목동의 중개업소들도 상당수가세무조사를 피해 문을 닫았다"면서 "안그래도 거래가 안되는데 세무조사까지 겹쳐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닥터아파트(www.DrApt.com) 시세조사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1∼4단지는지난주 나와 있던 매물들의 거래가 다소 활발했다. 10.29대책 이전에 비해 집값이 많이 떨어진데다 지난 8일 4단지의 동.호수 추첨과 함께 일반분양분의 분양가(26평형 평당 1천790만원, 34평형 1천850만원 예정)가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급매물중 상당수가 소화됐다. ◆수도권.지방 =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시장도 10.29대책의 강한 후폭풍을 맞으며 가격하락과 거래실종 속에 다주택 보유자들이 가격을 수천만원씩 많게는 1억원까지 떨어뜨린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판교개발과 신분당선 연장의 호재로 인해 지난달부터 가격이 크게 올랐던 용인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고 6억3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던 용인 성복동 LG빌리지1차 53평형은 1억원이떨어진 5억3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호가가 최고 4억7천만원까지 올라갔던풍덕천동 수지2성지 60평형도 3억6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용인 성복동 중앙공인 관계자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세부담을 느껴 가격을 크게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매수자가 워낙 없어 원하면 가격을 더 깎을 수도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달간 가격이 급등했던 분당도 하락세가 뚜렷해 서현동, 수내동, 정자동,분당동 등에서 호가가 1천만∼2천만원씩 하락한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때로는 수천만원 떨어진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분당 서현동 센추리21삼성공인 관계자는 "강남 집값 급등의 영향으로 지나치게올랐던 아파트가격이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며 "그동안 호가가 너무 많이 올라 앞으로도 가격이 약간 더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 신매탄주공, 인천 구월주공, 광명 철산주공, 과천 원문주공, 고양 원당주공 등 수도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도 요즘들어 1천만∼2천만원씩 가격이 빠지며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닥터아파트 시세조사에서도 성남과 과천, 화성, 평촌 등이 약세를 면치못하면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23%를 기록, 2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반전됐다. 행정수도 이전의 호재를 타고 올들어 전국에서 집값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대전지역도 10.29대책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가가 3억8천만원에 달했던 둔산동 한마루 37평형은 6천만원이나 떨어진 3억2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3억원 이상으로 호가가 올라갔던 만년동 강변 37평형도 2억6천만원대의 급매물이 나왔다. 대전 둔산동 벧엘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과 대전의 투자자들이 몰리며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놓았으나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나서 다주택 보유자들이 가격을크게 떨어뜨린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은 행정수도 이전 발표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투기꾼들이 몰려들며 2억원대 아파트가 4억원까지 뛰어오르는 폭등세를 보였었다. 부산지역에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다주택보유자들이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의 경우 1억8천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갔으나 지금은 1억4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해운대구의 대우, 롯데, 현대아파트들도 1천만∼2천만원씩 가격이 빠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분양권시장도 `꽁꽁' = 10.29대책으로 분양권시장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분위기가 계속 가라앉고 있다. 강남 도곡동과 분당 정자동의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으나 매수세가 끊겨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으며 그동안 꾸준히 인기를 모았던 입주예정 단지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4일 현재 서울의 분양권 시세는 1주일 전에 비해 0.03%하락했으며 강남(-0.49%)과 성북(-0.16%), 노원(-0.07%), 송파(-0.05%)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그동안 급등했던 서울 분양권 시세는 이달 초 거의 3년만에 하락세로 반전된 뒤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셈이다. 도곡동 도곡1차의 경우 지난 4월 분양 이후 처음으로 하락해 43평형이 한주동안2천500만원이 빠지면서 시세가 현재 10억∼12억5천만원에 형성돼 있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역삼동 삼성래미안과 대림e-편한세상도 1주일새 1천500만∼2천만원씩 하락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분양권 가격이 지난주 1.12%나 하락해 전주(-0.07%)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으며 특히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급등세를 주도하던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자동의 대표단지인 파크뷰의 경우 48평형이 한주만에 4천499만원 하락해 시세가 현재 7억5천만∼8억5천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 33평형과 71평형 A타입도2천만원 이상 하락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김포(-0.31%)와 구리(-0.23%), 안양(-0.13%) 등이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전체 변동률이 -0.01%을 기록, 지난 5월 말 이후 5개월여만에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경남(-0.22%)과 부산(-0.10%), 대전(-0.03%), 광주(0.05%)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안승섭기자 sims@yonhapnews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