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 표준협회 부회장 > 우리나라의 가전회사 생산직 사원의 20%가 애프터서비스 요원이라는 통계가 있다.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가운데 50%가 리콜됐다고도 한다. 고객만족을 위한 기업의 노력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딘가 개운치 않다. 국내 시장에서야 문제가 생기면 달려가 서비스해 준다고 하지만, 이 상품이 만약 북유럽 국가나 남아메리카에 수출된 제품이었다면 그 처리 비용은 어찌 다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제조품질의 불량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국, 세계 초일류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압축성장 40여년의 산업화 역사와는 그 패러다임을 달리하는 방향의 획기적인 대전환이 모색돼야 한다. 국가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기술ㆍ고생산성ㆍ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범국가적으로 추진할 새로운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성장중심의 양(量)적 패러다임에서 질(質)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 공공, 국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질(質)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한 범국가적 혁신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는 질 높은 정치서비스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은 기술개발과 품질혁신을 통해 경영의 질을 혁신해야 한다. 또 국민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대화와 타협에 익숙한 신뢰문화 건설에 참여해야 한다. 사회 전체가 과정을 중시하고 결과를 평가받는 질적 구조를 이룰 때 선진 강국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며, 품질강국의 길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