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이 세계평화포럼에서 제안한 '동북아 경제와이즈맨 원탁회의'는 동북아시아 각국의 경제지도층의 지혜를 모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대측은 동북아 경제포럼의 목적으로 한ㆍ중ㆍ일 등 동북아 권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현안에 대한 각국 재계 지도자들의 의견 교환 동북아 국가와 세계 각국간의 균형있는 공동 번영 모색 세계 재계 지도자들간의 교류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일례로 한ㆍ중ㆍ일 3국의 이해관계로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 가스개발 및 이용'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거나 '동북아 물류 허브'에 관한 각국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 현대 관계자는 "포럼을 격년제로 제주도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관련 단체와 협의중"이라며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간경제포럼이 될 수 있도록 경제 지도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정몽구 회장의 갑작스런 제안을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도력 상실로 전경련이 당장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가 민관이 합동으로 협력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란 평가다. 정몽구 회장이 세계평화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특별 면담한 점도 정치자금 수사 확산 등으로 경색된 재계 분위기를 살리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면담한 것은 방미 이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재계는 정몽구 회장의 이번 대통령 면담이 경영환경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자칫 정부와 기업이 대치하는 인상을 줄 경우 투자 유치에 차질을 빚는 등 경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 대표들이 대통령과 자주 만나 현장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계는 정 회장이 제안한 '동북아시아 경제 와이즈맨 원탁회의'가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포스 포럼처럼 영향력있는 행사로 자리 잡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