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선대 일우(一宇) 조양호 회장님께서 돌아가신 지도 5년이 훌쩍 넘었다. 누군가에게는 잊힌 기억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그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런 때에 출간된 평전은 선대 회장님과 지난 인연을 다시금 생생하게 되살려 주었다. 수십 년 동안 대한항공을 자문하는 변호사로서 선대 회장님을 보좌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낡은 영사기에 감겨 도는 오래된 필름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위기의 순간에서도 항상 체계적으로 위험을 이해하고 대책을 지휘하시던 든든한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지만, 평전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선대 회장님께서 만드신 시스템이 여전히 대한항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며 지속 가능한 완벽함을 유지하는 것은 후대의 몫이 되었다.대한항공의 사외이사와 과거 대한항공이 투자했던 S-oil의 사외이사를 거치면서 선대 회장님과 이사회에서 함께 한 경험은 '원칙과 토론'을 중시하던 선대 회장님의 경영 스타일을 잘 배울 기회였다. 이는 훗날 내가 대형 법무법인의 경영총괄 대표변호사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법률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한 전문 분야의 법률 의견서를 두고 기존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으시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이 자세히 물으셨다. 그러다가도 일단 내용이 이해되면 전적으로 조언을 따라 준법의 원칙을 지시하셨다.대한항공 구내 식당에서 짜장면을 함께 먹으며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을 자랑으로 얘기하실 때에도 한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만 집중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선대 회장님은 선수들의 국제적인 감각과
검찰이 구청 공무원에게 폭언을 일삼자 이를 말리던 청원 경찰에게 폭행을 가한 50대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노출되는 일이 계속되며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1일 공무집행방해, 상해, 모욕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 3월 29일 서울 동대문구청 민원실에서 도서 대출증 발급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담당 주무관에게 폭언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후 폭언을 제지하기 위해 나선 청원 경찰에게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해당 민원인은 9년 동안 동대문구 민원실에 매일 방문한 '악성 민원인'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해당 민원인은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하거나 욕설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구청 직원들이 항상 A씨를 보고 두려움에 떨었지만, 민원실 출입 자체를 막지 못해 A씨의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됐다.악성 민원인들로부터 공무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일관적인 공무원 보호 규정이 없어 매년 이런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청원 경찰 도입이나 가림막 설치는 모두 일관된 규정 없이 지자체별로 이뤄지고 있다.박중배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사실상 지자체별로 방치된 상황"이라며 "악성 민원인들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국의 모든 구청과 동사무소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정부의 안전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