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할로윈(Halloween) 축제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프랑스에 도입된 지 채 10년이 안되는 할로윈 축제의 열기가 몇년 전부터 눈에띄게 식고 있다고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장난감 체인점인 '그랑드 레크레'의 홍보 담당 이사인 프랭크 마태는 "지난 2000년부터 할로윈이 관련 상품 매출에 큰 영향을 못미치고 있다"며 "이때문에 예전에상점 안에 별도로 마련했던 할로윈 코너를 더이상 설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이후 전반적으로 축제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경제불황이 시작된 후 이 분위기도 끝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장 의상 전문기업인 '세자르'의 이자벨 즈니에즈 마케팅 담당 이사는 "몇년전 나타났던 할로윈 이상 열기가 평소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즈니에즈 이사는 "프랑스에서 할로윈은 전통과 역사가 없으며 기업들의 마케팅에 따라 붐이 조성됐다"며 "다만 할로윈이 어린이들의 중요한 축제로 자리잡은 것은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서유럽의 전통 명절인 만성절(Toussaint, 11월1일) 하루 전인 10월31일에 도래하는 할로윈은 미국, 영국 문화에서 전래돼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카톨릭 교계에서는 일종의 '귀신들의 축제'인 할로윈이 모든 성인의 날인 만성절의 의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며 만성절 의미 되새기기 운동을 시작했다. 카톨릭 청년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할로윈에 대항한 '성스러움이 승리한다'(Holy wins) 운동을 벌였다. 카톨릭 청년회는 만성절 특별신문인 '파리 노틀담'을 파리 시내 곳곳에서 무료로 배포했으며 릴, 렝스, 베르사유 등에서 록, 레게 등의 청년 음악회를 열였다. 카톨릭 파리 교구는 성명을 내고 "할로윈이 죽음에 관한 병적인 의식인 반면 카톨릭에서 죽음은 영원한 삶에 이르기 위해 통과해야 할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종교축일 중 하나인 만성절은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인 반면 고대 켈트족에서 유래한 할로윈은 죽음의 신과 귀신들을 달래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할로윈에는 가장 파티가 열리고 밤이 되면 도깨비, 마녀, 해적, 꼬마 귀신 등으로 가장한 어린이들이 집집을 돌아다니면서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고으름장을 놓으며 캔디, 초콜릿 등을 얻어간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