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3中全會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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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장(浙江)성 원저우에서 '양쯔강 발전 포럼'이 열렸다.
양쯔강 유역 도시의 경제 활성화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세미나의 결론은 '3중전회 정신 관철'.양쯔강 발전 포럼이 엉뚱하게도 '3중전회 정신'으로 귀결된 이유를 추적해 보면 중국 경제의 향후 발전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3중전회 정신'은 지난 10일부터 4일 동안 열린 중국공산당 16기 3중전회에서 채택된 노선을 일컫는다.
크게 균형발전, 혼합(混合)소유제, 통일시장 구축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이 중 중국 경제체제와 관련해 특히 관심을 끄는 게 혼합소유제다.
16기 3중전회 공보는 "국유(국가)자본과 집체(집단)자본, 비공유(사영)자본 등이 모두 동등한 자격으로 국가자산을 소유하는 혼합소유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유자산을 사영기업에 팔겠다는 얘기다.
그동안 공유제 보완 역할에 그쳤던 사유자본을 국가 경제체제의 한 주체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보는 사영자본의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영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철폐, 사유재산 보장 등을 제시했다.
이는 사영기업이 국유기업 인수의 주체로 등장하는 등 급속한 소유제의 변화를 예고한다.
중국 소유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 역사에서 '3중전회'는 체제의 굴곡을 제시한 중요한 회의였다.
개혁개방을 선언한 것이 11기 3중전회(1978년)였고, 개혁을 농촌에서 도시로 옮긴 것은 12기 3중전회(1984년)였다.
88년에 열린 13기 3중전회에서는 개혁에 브레이크를 건 '치리정돈(治理整頓)'을 발표했고, 94년 14기 3중전회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어 올 3중전회에서는 '사영자본의 법적 인정'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저장성이 '3중전회 정신'을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에서 사영기업이 가장 발달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저장성뿐만 아니다.
중국과 21세기를 함께 걸어야 할 우리나라 역시 미래 중국 체제의 방향을 제시한 '3중전회 정신'을 명확하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