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3인방에 비상이 걸렸다. 독자적 행보를 걷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 그리고 현대산업개발이 모두 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분문제에 봉착한 것.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경영권을 위협할 잠재적 요소로 부상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착수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정몽규 회장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포기 이후 외국계 펀드가 최대주주 자리를 넘보는 처지로 몰렸다. 고 정몽헌 회장 미망인인 현정은씨가 최근 회장으로 취임한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측 지분이 낮다는 점에서 M&A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 템플턴펀드는 지난 27일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추가 매집해 지분율이 16%를 넘어섰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17.03%)과 1%포인트 차이도 안 된다. 최대주주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캐피털그룹 등의 지분을 합하면 외국계 지분율은 정 회장 측을 크게 웃돈다. 템플턴펀드이나 캐피털그룹 등이 경영 간섭을 하지 않는 장기투자지향의 펀드라는 점에서 일단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낮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협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몇 개의 펀드가 마음먹고 달려들면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 외국계펀드들이 고배당을 요구하는 등 경영에 일부 간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래저래 낮은 지분율은 부담이 되고 있다. 물론 정 회장이 보유 중인 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권리를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31%를 넘어선다. 그러나 이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주주들의 요구로 이미 상당한 BW의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BW의 전환가격이 낮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되면서 일부 BW를 포기한 만큼 남아있는 BW의 권리행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현재 갖고 있는 BW는 경영권 안정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외국계펀드가 경영 간섭을 하고 있진 않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BW 권리행사도 행사 가격이 높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 장기적으로 경영권 안정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