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의류 등 저성장국면에 들어간 기존 업종에서 과감히 탈피,부가가치가 높은 신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증권시장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자산가치가 높은 데 반해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로 신사업 진출을 계기로 주가의 재평가(Re-rating)가 기대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섬유제조업체인 태광산업이 유선방송업체인 한빛아이앤비를 인수,케이블TV 지주회사로 변모했다. 이에 앞서 한세실업도 의류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터넷서점업체인 예스24를 인수했다. 대구도시가스를 계열사로 둔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워크도 기존 에너지판매사업 외에 신규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투자자문회사(액츠투자자문)와 창투사(바이넥스트)를 인수,금융업에 진출했다. 관이음쇠 등을 제조하던 태광도 고부가가치 반도체부품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SKC는 비디오테이프 등 사양품목을 버리고 LCD필름과 2차전지로 주력사업을 바꿨다. 코스닥업체인 로지트도 화공약품 사업 외에 최근 음반 기획분야로 다각화했다. 대한투자증권 임세찬 연구위원은 "이들 기업이 과거 성장기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자산보유액이 많은 반면 주가는 저평가된 게 공통점"이라며 "풍부한 현금유동성으로 신사업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가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태광산업의 경우 주당순자산액(BPS)이 1백20만원을 넘는 반면 성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가는 13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번 케이블TV사업 진출을 계기로 주가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광산업은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28일 주가가 장중 한때 12% 가까이 급등하는 강세를 보였다. 구본용 제일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자산가치가 동종업종 대비 높은 한세실업도 예스24 인수로 성장성을 보완할 수 있게 돼 장기적으로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6개월 목표가를 현재보다 30.9% 높은 1만4천8백원으로 제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