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불과 2~3주 전만해도 연내 콜금리가 한 단계 더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1백80도 역전됐다. 채권금리도 이같은 상황변화에 따라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론이 대두된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투기열풍을 꼽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금리를 올려 시중에 흘러넘치는 돈부터 흡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투기를 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황에서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이 경기만을 의식해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도 콜금리 인하론의 힘을 뺐다. 실제로 미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대비 연율)이 6%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일본의 경기 회복세도 점점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그 덕에 국내 경기회복 시기도 다소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은 쑥 들어가 버렸다. 금리 인상론에 불을 지핀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의 최근 발언도 국내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연 1%인 기준금리를 올리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되고 이는 국내 채권 금리에도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시장 주변 여건이 이처럼 콜금리 인상론에 힘을 싣고는 있지만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성원 우리은행 신탁팀 과장은 "콜금리 인상을 논하기엔 아직 국내 경기가 너무 불투명하다"며 "경기가 완전히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