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공연을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주최 측은 예매 티켓에 대한 환불 수수료 전액을 면제하기로 했다.

주최 측 환불 규정이 변경되자, 취소 표가 대거 쏟아졌다. 앞서 예매 시작과 함께 2만석 전석 매진됐던 공연은 김호중이 경찰에 출석한 21일 기준 6000석 이상 취소 표가 나왔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주최사인 멜론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변경된 예매 공지사항을 올렸다.

오는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슈퍼클래식' 예매 티켓에 대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예매를 취소한 관객에 대해서는 기납부한 수수료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주최 측은 당초 환불 수수료로 티켓값의 30%를 받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환불 규정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은 '슈퍼 클래식'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공연을 취소하라는 여론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위약금 등의 문제로 공연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취소 티켓이 대거 쏟아지자 팬들은 표를 사들이며 김호중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김호중 팬들은 '슈퍼 클래식' 티켓을 사들이며 김호중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6000여석이었던 잔여석은 이날 오후 기준 5000여석까지 줄어든 상태다.

반면 김호중 팬카페 회원수는 음주운전 인정 후 약 660명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 팬카페를 탈퇴한 한 회원은 채널A에 "공연을 앞두고 있으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가수 본연의 업이지 않나"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호중 측이 뺑소니 사건 이후 음주 의혹이 제기되자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던 모든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동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김호중은 이날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 지하로 들어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조사는 끝났지만 그는 취재진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6시간 가까이 "취재진이 철수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김호중은 오후 10시 40분경에야 경찰서 밖으로 변호인과 함께 나타났다.

취재진 앞에 선 김호중은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어지는 질문에는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라고도 했다.

'죄를 지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느냐더니 죄지은 사람이 공연은 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