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은20일 1차 정상회의를 열어 세계무역기구(WTO)다자간 협상 조속재개 방안과 테러퇴치공조 확대 등 역내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정상들은 20일 오후2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태국 정부청사에서 탁신 치나왓태국 총리 주재로 열린 1차 회의에서 지난 달 멕시코 칸쿤 WTO 각료회의에서 합의안채택에 실패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통한 `다자간 무역회담'소생 방안을 중점 협의했다. APEC 정상들은 1시간 10분 가량으로 잡혀 있는 1차회의에서 지난 17∼18일 APEC각료회의때 채택된 DDA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제안을 검토, 21일 마지막 2차회의 폐막후 발표될 공동성명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호주 등은 아.태지역이 테러리즘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테러척결을 위한 각 국간 긴밀한 협조의 필요성을 역설, 이 문제도 아울러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 정상들은 APEC의 핵심주제가 자유무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미국을 필두로 한 대(對)테러전 강화 주장으로 인해 회의가 본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1차 정상회의를 앞두고 언론에 공개된 공동성명 초안은 DDA 협상의 재개 촉구와테러척결을 위한 상호공조 문제와 함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및 생물테러의 대처에 노력을 경주키로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성명에 북한을 직접 언급하는문구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들은 이밖에 경제의 세계화 과정에서 회원국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성명서에 담을 예정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멕시코의 비센테 폭스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진보를 가로막는장애물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적의지를 갖고 협상테이블에 다시 모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마하티르 총리는 후진국들을 위해 자유무역 대신 공정무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착취당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공정하게 착취당해야만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하티르 총리는 특히 APEC 정상회의에서 대(對)테러전 문제가 중점 의제로 다뤄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안보가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인정하지만이 이슈는 APEC이 아닌 다른 포럼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구상을 APEC에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고촉동(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19일 AEC에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다른 교역상대국들을 참여시킬 수도 있을 거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APEC 정상들은 21일 오전 2차 회의를 가진 후 오후 1시반께 공동성명을 발표할예정이다. (방콕=연합뉴스) 조성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