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회의] 美ㆍ中, 위안화 논의 패널설치 합의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의 변동환율제를 검토할 공동패널 설치에 합의하는 등 환율 문제가 APEC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19일 미ㆍ중 회담을 갖고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시행을 검토할 양국간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기로 했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당분간 위안화의 달러페그제(고정환율제)를 수정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그러나 미국의 거센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감안, 위안화 환율체제를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바꾸기 위한 패널을 설치하자는 부시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합의로 부시 대통령과 후 주석 모두 체면치레는 했다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공동패널 설치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할 만큼 했다는 것을 미 제조업계와 의회에 보여줄 수 있게 됐고 후 주석은 '급격한 환율변동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 패널은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조치들을 협의하고 △변동환율제 채택에 따른 중국 경제의 혼란 방지책을 검토하게 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