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를 대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접근법에 중대한 변화가 엿보인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부시 대통령이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한 개별회담에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5개국이 북한에 대해 불가침을 연대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북한과 하는 어떤 협상도 안된다는 미국 행정부 내 매파의 반대에도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일종의 보장을 해주는 방법을 찾기로 한 것은 "북핵문제에 대한 접근법의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거의 1년전 북한이 비밀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이래 부시 대통령은 "핵문제로 긴장을 야기한 것은 북한이며 따라서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할 쪽은 북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시간은 부시 대통령 편이 아니어서 미국 행정부가 강온파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는 동안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6자회담의더딘 진행을 악용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또 북한이 최근 한두개 또는 그 이상의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이라는 미확인 증거까지 나타나고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타임스는 미국 행정부의 많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근본전략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5자 안보보장' 제안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이 촉구해왔던 `좀더 유연한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별장에서 이와 같은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미국 관리 두명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개발계획 뿐만 아니라 기존에 개발된 핵무기들의 포기까지 포함하게 될 `5자 안보보장'의 합의 대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그 동안 북한과 하는 대화에 반대해왔던 워싱턴의 관리는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이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내보임으로써 이제는 북한에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점을 세계에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호한 조치'의 사례로 "석유공급 중단, 선박 압수, 핵연구 및 개발 지역에 대한 불유쾌한 조치" 등을 들었다. 그러나 타임스는 이라크와는 달리 북한에 관해서는 현실적인 대북 군사계획이없으며 유사시 서울이나 일본 도쿄(東京)에 대한 북한의 반격을 막을 방법도 마땅치않다고 지적했다. 또 너무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 한국 정부는 북한에 더욱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는 미국의 입장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