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분자의 크기를 "특대(特大)"로 만드는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장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노화연구소의 니르 바르질라이 박사는 미국 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장수하는 사람 중에는 양성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과 악성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분자를 모두 크게 만드는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바르질라이 박사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콜레스테롤 분자가 크면 동맥벽을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워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노화관련 질환이 차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콜레스테롤 분자가 작으면 혈관벽 안으로 들어가기가 쉬워 지방이 축적되면서 동맥경화가 촉진된다고 바르질라이 박사는 지적했다. 바르질라이 박사는 유전구조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동유럽 태생의 아슈케나지유대인 중 95-107세의 장수노인 213명(평균연령 98세)과 그들의 자녀 216명(평균연령 68세)의 유전자와 이들 자녀의 배우자 및 이웃주민 258명의 유전자를 비교 검사했다. 결과는 장수그룹과 자녀그룹 중 25%가 HDL과 LDL의 혈중 농도와 분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 유전자가 변이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비해 비교그룹은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8.6%에 불과했다. 또 장수그룹과 자녀그룹은 비교그룹에 비해 HDL, LDL분자가 훨씬 크고 HDL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그룹 중에는 담배를 하루 두 갑씩 피우는 103세의 노파가 있었는데 이는 유전적 요인이 환경요인을 제압한다는 일부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위니프레드 로시 박사는 장수노인 가운데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25% 밖에 안 되는 것을 보면 이밖에 다른 유전자들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유전자만이 아니고 운동도 콜레스테롤 분자를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최근 발표된 일이 있다. 미국의 몇몇 제약회사는 HDL과 LDL분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검사키트를 시판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분자의 크기를 늘리는 콜레스테롤 강하제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skh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