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 8개월만인 지난주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국정을 추진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 충격을 던져줬으나 노 대통령의 직무수행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2세가 15일 말했다. 페섹은 이날 노대통령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그다지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한국의 경제를 불황에서 끌어내지도 못했으며, 외환위기이후 기업구조 개혁을 진전시키지도 못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노대통령의 평가에 너무 성급한 것같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SK글로벌의 분식회계는 과거 한국기업의 잘못된 부패관행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가계대출의 거품 등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도전들중 상당수는 과거의 유산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페섹은 이어 노대통령이 재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 퇴진할 것임을 밝힌 데 대해 그는 유례없이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지도자이며, 그같은 점을 인정한 첫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확실치는 않지만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많은 국민들이정치적 안정을 위해 그를 지지해야 할 것으로 느끼는 등 (노 대통령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신임 선언 이후 나타난 국정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올들어 달러화 기준으로 주가가 26%나 상승하고 금리도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외국인투자자들이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러나 페섹은 만일 노 대통령이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경우 북핵 문제나 한국 경제에 초래될 영향 등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현재 또다른 갈림길에 서있으며, 한국이선택하는 길은 투자의 향배를 결정하는 조기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