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공개한 재벌그룹들의 이른바 '소유-지배권간 괴리도' 측정결과 한화와 동양,두산그룹이 가장 괴리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괴리도가 크다는 것은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그만큼 지배구조가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위가 의뢰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괴리도가 클수록 기업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며 괴리도와 계열사의 수익성과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소유-지배권간 괴리도를 축소한다는 것은 재벌 총수일가들이 '가진 만큼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유권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지배권을 제자리로돌리겠다는 것이다. 이 비율은 곧 제시될 '시장개혁 로드맵'에서 기업정책의 변화를 위한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출자총액규제의 졸업기준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 37대 민간 기업집단 평균은 18.8%p KDI가 37개 민간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총수일가는 평균 25.2%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계열사 출자, 금융.보험사 의결권 등을 통해 실제로는 44.0%의 지분을 지배해 소유-지배 괴리도의 평균값은 18.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총수일가가 실제 자신의 돈으로 갖고 있는 지분보다 18.8%포인트만큼 더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재벌의 거미줄식 출자구조때문에 총수의 지배권이 실제 소유지분보다 부풀려져 있어 기업의 건전성 악화 등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이를줄여나가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KDI는 재벌 계열사들에 사전적으로 출자 허용비율을 규제하는 출자총액규제를최소한 소액주주나 채권자에 의한 외부의 견제시스템이 활성화될 때까지는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4대 그룹 평균 26.43%p..SK, 4대 그룹중 가장 나빠 삼성,LG,SK,현대차 등 4대 재벌의 평균 지배-소유권 괴리도는 26.43%포인트다. 4대 재벌중에서는 삼성그룹이 총수지분이 6.9%인데 비해, 지배권은 30.1%로 괴리도가 가장 낮은 23.2%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SK그룹은 겨우 5%를 가진 총수일가가무려 34.3%에 달하는 지배권을 행사, 괴리도가 29.3%포인트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그룹의 경우 평균치인 18.8%포인트보다 훨씬 클 뿐 아니라 가장 괴리도가작은 삼성이 37개 그룹중 24위, LG와 현대차가 29위와 31위, SK그룹이 32위로 모두지배구조가 열악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 한화.동양.두산 지배구조 '최악' 37개 그룹중 가장 괴리도가 큰 재벌그룹은 한화그룹으로 총수일가가 겨우 11.4%의 지분으로 61.9%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괴리도가 무려 50.5%포인트에 이른다. 다음인 동양과 두산 역시 각각 총수일가 지분이 16.0%, 20.4%인데 비해 지배권은 59.8%, 53.0%에 달하고 있다. 이들 3대 그룹은 괴리도가 클 뿐 아니라 계열사간 출자를 통해 총수일가가 50%이상의 의결권을 행사, 소액주주나 기관투자가들에 의한 통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괴리도가 가장 작은 기업은 대우자동차와 대우조선해양이지만 채권단 관리하에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한국타이어가 총수일가 지분이 35.9%, 지배권이 38.3%로 가장작은 2.5%포인트의 괴리도를 갖고 있었다. (표있음)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