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엘리트 모델룩 한국선발대회(EML 2003 Korea) 준비차 내한한 엘리트 모델룩본사의 알랭 아티아(Alain Attia.45) 사장은 세계 모델계를 주도하는 '큰 손'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행사를 진두지휘하느라 여념이 없는 그를 잠시 만나 국제모델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한국모델들의 세계무대 진출전망 등을 들어보았다. --한국 모델들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지난 9월 이번 대회의 예선통과자 40명이 태국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 충분히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 모델들은 아시아에서 최고의 신체조건과 마스크를 지녔다고 본다. 단점이라면 다른 나라에 비해 언어능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영어 등 외국어는 필수다. 또 아직도 신체노출에 대해 비교적 긴장을 많이하는 것으로 보이더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행동하도록 충고하고 싶다. --전세계적으로 모델 에이전시가 여럿 있는데, 엘리트의 특징이라면? ▲세계 38개 주요 국가. 도시에 EML 에이전시가 있어 본사 및 지역본부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모델시장 최고의 글로벌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세계 톱모델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니 더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본다. 엘리트는 1983년부터 매년 모델선발대회를 열고 있는데, 에이전시 네트워킹이 워낙 좋아 일단 뽑히기만 하면 세계모델로 성장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대회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매년 50개국에서 20만명이 출전, 본선에서는 50여명이 겨루게 된다. 금년 세계본선대회는 11월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EML이 배출한 유명 모델로는 누가 있나? ▲신디 크로포드가 83년 첫 대회 우승자였으며, 나스타샤 킨스키, 지젤 번천, 레이카 올리비에라, 카렌 뮐더 등 숱한 톱모델들이 이 대회를 거쳤다. 또 클라우디아 쉬퍼, 나오미 캠벨 등은 모두 EML 전속으로 에이전시 네트워크와 톱모델 관리를 받고 있다. --아시아에는 어떤 나라들에 에이전시가 있는가? ▲가장 최근(올 6월)에 생긴 한국지사를 포함해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있고, 도쿄(東京), 상하이(上海), 홍콩, 대만, 하노이, 자카르타 등지에 있다. --최근 모델계의 변화를 고려할 때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 모델 지망생들이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최근 세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보면 오리엔탈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래서 파리, 밀라노, 뉴욕에서도 동양인 모델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신체조건도 서양인 못지 않다. 거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카리스마와 항상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가급적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능력이 필요하다. 화보나 패션쇼에 나오는 모델들의 모습은 사실 엄청난 훈련을 통해 비로소 가능해진 것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디자이너나 스태프와의 밀착감 있는 의사소통과 문화적인 이해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동서양의 다양한 시대별 문화양상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된다. 어차피 패션이란 혁신과 복고를 반복하는 것이니까. --회사 소개를 해달라. ▲EML은 1972년 설립된 패션.뷰티 종합기업이다. 그룹 본사는 스위스에, 모델매니지먼트 부문 본사는 프랑스에 있다. '엘리트' 브랜드의 구두, 헤어핀, 의류 등이주요 제품인데, 흑백톤 위주의 스포티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모델사업 부문만 이야기한다면 프랑스 본사 직원이 180명이고, 소속 모델이 750명을 넘는다. 매출액은 2001년 기준 8천만달러다.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