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韓昇洲) 미국 주재 한국대사는 30일 이라크 추가 파병은 어떤 대가를 약속받고 하기보다는 조건을 내걸지 않고 하는 편이 더 좋다고 밝혔다. 한대사는 이날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통외통위 국감에서 "지난번 이라크에 공병대와 의료부대를 파견했을 때 한미관계에 미친 영향이나 외교적 입지 등에 준 긍정적 효과, 경제 효과를 볼 때 이번 이라크 추가 파병은 몇 배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대사는 "미국이 우리에게 요구한 파병 규모의 실체와 이에 대한 정부 대응, 또 그에 대한 대사의 소신이 무엇이냐"는 하순봉(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한대사는 "이라크 파병은 한미관계, 경제적, 국제적 입지, 미국과 협상 역량 등에 효과가 크지만 처음부터 조건부로 연계 추진하는 것이 좋으냐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협상에서 약속받고 주고받는 형식의 태도를 취하는 편이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대사는 "우리가 이라크전에 병력을 파견했을 때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그 효과는 조건을 내세웠을 때보다 더 컸다"면서 "우리가 조건없이 이라크에 파병한다 해도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대사는 이어 미국의 구체적 파병 요청 내용에 대해 "이라크 안정을 위해 군대를 증파해달라는 것이고 그 규모는 숫자라기 보다는 한국군 뿐 아니라 다른 나라 군대도 지휘할 수 있는 사단 본부를 포함하는 군대를 말한다"면서 "예컨대 폴란드도 3천명 이내의 병력으로 사단본부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대사는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대사는 "북한은 제2차 베이징 6자회담 참석 여부에 아직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결국은 대화에 응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 과정을 통해 북한 핵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겠으나 다소 기복이 있더라도 인내를 갖고 임할 경우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대사는 다음 6자회담이 언제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질문에 "중국이 6자회담에 대해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 2차회의가 언제 열릴 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 무작정 시간만 끌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대사는 이어 "10월내로 6자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늦어도 11월중에는 열려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미국과 중국이 모두 다음 회담은 빠를 수록 좋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