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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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성공은 철두철미한 저가전략(everyday low prices)이다.
싼 가격에 물품을 조달해 고객들에게 가장 싸게 파는 전략인 것이다.
선발 업체인 K마트와 경쟁할 때는 "월마트에서 산 물건이 경쟁업체보다 비싸면 2주일내에 차액을 돌려준다"고 호언할 정도였다.
이 같은 저가정책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한해에만도 2백억달러의 가계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가판매가 주효해서 월마트는 유수한 업체들을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소매 유통체인으로 성장했다.
숫자를 보면 공룡 월마트의 규모가 실감이 난다.
지난해 매출액은 2천4백50억달러였고,전세계 4천7백50개 매장을 찾는 고객만도 한 주 간 1억3천8백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직원수는 무려 1백40만명에 이른다.
얼마전 모건 스탠리 인터내셔널이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가총액순위에는 월마트가 5위에 랭크돼 있다.
월마트에 대한 관심은 대학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경영대학원들이 다투어 이 유통체인의 성공사례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교재 역시 월마트 관련 서적이었다고 한다.
월마트가 '고객지상주의'를 모토로 내걸고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면서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그 '빛' 속에는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값싼 제품만을 쫓는 월마트식 전략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심화시키고 제조업공동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노조가 없는데다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아 평균 임금수준도 연방정부가 정한 3인 가정의 최저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기업경영의 이면에는 보는 시각에 따라 질책이 따르게 마련이다.
나라경제와 소비자 호주머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모델이 만들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게다.
고객밀착 틈새시장공략 구두쇠경영이라는 창업이래의 경영철학으로 다져진 월마트가 이러한 비판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지켜볼 뿐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