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의 경기 예측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한은의 경기 예측이 해마다 큰 폭으로 빗나가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한은은 매번 다른 연구기관의 비관적 전망을 부인하다가 결국 '꽁지 따라잡기'식으로 경기전망 수정치를 내놓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으로 일관하려면 차라리 (전망을) 안하는 게 경제주체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동욱 의원은 "2000년 이후부터 한은이 예측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실적치 간에 매년 평균 2.0% 이상의 예상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병윤 의원은 "한은의 경기 예측이 틀려 경제 정책이 '헛발질'하고 있다"고 비판했고,강운태 의원은 "올해의 경우 최초 성장률 전망을 5.7%로 했다가 매번 1% 이상,세차례나 수정했다"고 꼬집었다. 통합신당 강봉균 의원은 "한은 총재가 매년 재경위에 보고한 경기전망이 한번도 맞지 않았다"며 "앞으로 한은이 분기 별로 경제성장률 실적을 발표하고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통화신용정책을 평가받자"고 제안했다. 또 "방대한 조사인력을 보유한 한은이 민간연구소보다 경기예측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한나라당 임태희 의원) "국제기구와의 교류를 통해 최신 분석기법을 습득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도입하라."(통합신당 임종석 의원)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승 한은 총재는 "올해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나 이라크 전,파업 등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터졌는데,이를 적절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경기예측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박 총재의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중앙은행 총재의 잦은 말 바꾸기로 시장에서 신뢰도는 추락하고 경기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고,민주당 구종태 의원은 "신중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